전세보증금 반환보증 — 계약하고 나서 알아보면 늦습니다
전세 계약을 하고,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이제 안전할까요.
아닙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줍니다. 경매에서 순번표를 받는 것에 가깝습니다. 내 앞에 선순위 채권이 많으면, 순번표를 들고도 한 푼 못 받습니다.
보증금을 실제로 지켜주는 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하나뿐입니다. 임대인이 못 돌려주면 보증기관이 대신 줍니다.
가장 중요한 것부터 — 순서가 틀렸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합니다.
집 계약 → 잔금 → 이사 → 전입신고 → "보증보험 들어야지" → 거절
거꾸로 해야 합니다.
집 보기 → 보증 가입 가능한 집인지 확인 → 계약 → 잔금 → 즉시 가입
보증 가입이 거절되는 집은, 보증기관이 "이 집은 보증금 떼일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집입니다. 그 신호를 계약 전에 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 잔금을 다 치르고 나서야 확인합니다.
가입이 안 되는 매물은, 들어가면 안 되는 매물입니다. 이 한 줄이 이 글의 전부입니다.
안심전세 앱에서 공시가격과 전세보증금을 넣으면 가입 가능성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하세요.
왜 거절되는가
① 공시가격 126% 룰
보증기관은 집값을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 × 140%로 봅니다. 거기에 전세가율 90%를 곱합니다.
공시가격 × 1.40 × 0.90 = 공시가격의 126%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를 넘으면 가입이 안 됩니다.
공시가격 2억원인 빌라라면 약 2억 5,200만원까지만 가입됩니다. 전세가 2억 7천이면 끝입니다.
이게 깡통전세를 거르는 장치입니다. 그리고 이 룰에 걸리는 집이 바로 위험한 집입니다.
② 선순위 채권이 많다 집에 근저당이 잔뜩 잡혀 있으면 내 순위가 뒤로 밀립니다. 임차보증금 ≤ 주택가격 × 90% − 선순위채권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③ 다가구주택의 다른 세입자들 원룸 건물처럼 세입자가 여럿인 집은, 나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들의 보증금 합계가 전부 선순위입니다. 등기부등본에는 안 나옵니다. 이게 다가구 전세의 함정입니다.
④ 위반건축물 건축물대장에 불법 증축 기록이 있으면 거절됩니다. 근린생활시설을 주거로 개조한 이른바 '근생빌라'가 대표적입니다.
⑤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은 계약 직거래는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기한 — 놓치면 영영 못 듭니다
이게 두 번째로 중요합니다.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로부터, 전세계약 기간의 1/2이 지나기 전
2년 계약이면 1년 안에 들어야 합니다. 1년 하고 하루가 지나면 그 계약 기간 내내 가입이 원천 차단됩니다.
"나중에 여유되면 들어야지" 하다가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잔금 치른 그 주에 가입하세요.
세 기관 중 어디로
| HUG | HF (전세지킴보증) | SGI | |
|---|---|---|---|
| 보증료율 | 연 0.097~0.211% | 연 0.04~0.18% | 아파트 0.229% / 기타 0.260% |
| 특징 | 가장 대중적 | 가장 저렴 | 아파트 한도 제한 없음 |
| 제약 | 심사 까다로움 | HF 전세자금보증으로 대출받은 사람만 | 비쌈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일반 빌라·다세대 전세 → HUG. 보증료 지원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 HF 전세자금대출을 썼다 → HF. 보증료가 절반 이하입니다
- 보증금이 큰 아파트 → SGI. 한도 제한이 없습니다
보증한도는 수도권 7억원, 지방 5억원 이하가 기준입니다.
보증료, 정부가 돌려줍니다 — 최대 40만원
이걸 모르고 그냥 내는 분이 많습니다.
국토교통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대상
- 보증금 3억원 이하 무주택 임차인
- HUG·HF·SGI 중 어디든 가입하고 보증료를 납부 완료한 사람
- 청년(만 19~39세): 연소득 5,000만원 이하
- 신혼부부(혼인신고 7년 이내): 부부합산 7,500만원 이하
- 청년 외(전 연령):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지원액: 최대 40만원. 청년 외는 납부액의 90%까지.
신청: 정부24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검색, 또는 안심전세포털, 또는 관할 구청 방문.
⚠️ 연중 신청이지만 지자체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됩니다. 가입하고 바로 신청하세요.
⚠️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 거주자는 제외입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보증 가입이 의무라서, 임대인이 그걸 안 들었다면 임대인에게 보증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 눈치
-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습니다.
- 다만 가입 사실은 집주인에게 통보됩니다.
이걸 싫어하는 집주인이 있습니다. 계약할 때 "보증보험 들지 마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집주인의 집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보증금을 못 돌려줄 이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체크리스트
- [ ] 계약 전 안심전세 앱에서 보증 가입 가능 여부 확인
- [ ] 공시가격 × 126% ≥ 내 전세보증금인지 계산
- [ ] 등기부등본에서 선순위 근저당 확인
- [ ] 다가구라면 선순위 세입자 보증금 총액 확인 (임대인에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 [ ] 건축물대장에서 위반건축물 여부 확인
- [ ] 잔금 후 즉시 가입 (계약기간 1/2 이전)
- [ ] 가입 후 보증료 지원 신청 (최대 40만원)
마지막으로
보증료는 보증금 2억 기준 연 20~40만원 수준입니다. 정부 지원까지 받으면 사실상 공짜에 가깝습니다.
2억을 지키는 데 드는 비용이 그 정도입니다. 안 들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가입이 거절되는 집은 계약하지 마세요. 보증기관이 돈을 걸고 "위험하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세상에 그보다 정직한 신호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면 보증금은 안전한가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줄 뿐입니다. 내 앞에 선순위 채권이 많으면 순번이 밀려 보증금을 못 받을 수 있어, 보증금을 실제로 지켜주는 것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입니다.
반환보증은 언제까지 가입해야 하나요?
잔금지급일과 전입신고일 중 늦은 날로부터 전세계약 기간의 1/2이 지나기 전에 가입해야 합니다. 2년 계약이면 1년 안에 들어야 하며, 이 기한을 넘기면 그 계약 기간 내내 가입이 차단됩니다.
전세보증금이 얼마를 넘으면 가입이 안 되나요?
보증기관은 집값을 공시가격의 140%로 보고 전세가율 90%를 곱해,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를 넘으면 가입이 안 됩니다.
보증료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나요?
국토교통부 보증료 지원사업으로 보증금 3억원 이하 무주택 임차인이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4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자체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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